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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빛나는 빛, 빛나는 삶, 빛나는 우리 #2102(Shining Light, Shining Life, Shining Us #2102) 상세보기

16. 빛나는 빛, 빛나는 삶, 빛나는 우리 #2102(Shining Light, Shining Life, Shining Us #2102) 상세보기

16. 빛나는 빛, 빛나는 삶, 빛나는 우리 #2102(Shining Light, Shining Life, Shining Us #2102)
16. 빛나는 빛, 빛나는 삶, 빛나는 우리 #2102(Shining Light, Shining Life, Shining Us #2102) 이후창 (Lee Hoo Chang)

지난 2019년 범지구적으로 휩쓴 감염병 <코비드-19>를 통해 우리는 그동안 무심히 누렸던 일상의 소소한 평화로움조차 절실하게 되찾고 싶었던 갈망에 전세계가 통감했다. 영화에서나 스펙타클하게 관망 했던 일들을 현실에서 겪어내면서 우리는 오히려 사소한 것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하기도 했다. 현재 보이는 상황 혹은 벌어지는 엄청난 사건의 이면에는 상상 이상의 거대한-지금의 상황이 이루어지기 위한-인과관계가 얽혀있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던 징조들이 엄청난 징후였다는 인지는 모든 것이 휩쓸고 지나간 그 자리에 처연히 증명된다.

그간 꾸준히 진행해 온 나의 작업은 유리의 양면적이고 양가적 매체 특질을 이용해 어떠한 대상에 대한 허상과 실체를 찾는 과정이었다. 예컨대 스텐레스스틸과 유리의 조합은 성분과 재질이 이질적이고 생경하지만 차가움과 영롱함, 반사와 반영, 불투명함과 투명함 등 양극으로 벌어진 인지와 감각상의 간극 그 사이에서 추상되어 추출되는 일루전은 고요하고도 깊게, 따듯한 평온함이 자아내어 진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것은 결국 어떻게든 연결되어 흐른다는 자연의 섭리와 이치가 작품을 통해 소통되길 희망하였다. 나아가 빛과 일루전을 만들고 조각작품에 반사와 왜곡 등의 현상을 조형해 시각적 성스러움을 창출하고, 가상과 실체에 대한 근원적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실체의 세계는 현대조각의 엘리아데가 정의하는 ‘원형’의 세계를 의미하기도 하는데 여기에서의 원형의 의미는 정신과 물질, 음과 양, 비어있음과 차 있음, 세속적인 것과 성스러운 것의 이중적인 대립을 통해 발견되는 역의 합일세계를 의미한다.

나는 유리 매체를 통해 반사되는 거울이나 투명한 유리 물질에 빛이 투영되어 만들어낸 일루전에 대하여 실체적 원형을 찾고 싶었다. 작품에서 연출된 환영 이미지는 유리와 빛의 물성에 의해 허상으로 나타나지만 그 이미지를 통해 인간 정신의 근원적 실체를 고민하는 방법이다. 특히 착시 효과는 현상 이면에 있는 실체를 인식하게 하는데 또 하나의 시각적 인식으로 작용한다. 기하학적으로 변형된 작품의 표면에 투영된 허상과 환영의 실체는 유리 소재가 가지는 순환적 내재율에 따라 또한 회귀된다. 작품과 작품이 놓이는 공간은 일루전으로 가득하며 실제 물리적 공간은 가상의 공간으로 변모한다. 이 과정에서 공간의 물질적인 한계는 가상성으로 인해 사라지게 된다. 그리하여 작품의 감상과정에서의 총체적 합일은 결국 물질적 비움이 비물질적 채움으로 대체되는 것이다.

눈에 보이는 한 편의 조각 이미지는 보이지 않는 이면의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거대한 실체에 비하면 우리의 감각과 인지를 얼마나 한정하고 한계를 지으며 왜곡시키는지, 어쩌면 끔찍하게 강력한 무기로도 될 수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도 작업을 통해 전달하고 공유하고자 하였다. 마치 원효대사의 해골물처럼 모든 것은 생각하기 나름이고 모든 문제는 내 안에 있으며 결국 세상의 모든 것은 마음이 지어낸다는 동양적 사상은 나의 작업에서의 중심 즉 실체 찾기로 이어져 발현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