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void_jouissance
the void_jouissance
권오상 (Gwon Oh Sang)
- 전시명NEOArt 53인 개관 초대전 N3관 (Apr 11 - Aug 15, 2023)
- 크기59.4X84.1cm
- 제작년도2020
빌라도(Pontius Pilate)와 예수(Jesus), 지상제국의 대리인과 하늘의 왕은 예루살렘의 관저에서 마주쳤다. 빌라도는 예수에게 질문을 던진다. “진리란 무엇이냐?” 그러나 예수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는다. 그 이후의 대화는 빌라도의 질문 “지상에는 진리가 없다는 말이냐?”로 계속되고 예수는 “그러나 당신은 지금 진리를 말하는 자가 지상의 권력자에 의해 재판 받는 모습을 보고 있지 않소?”라고 답하면서 마무리 한다.
예수를 고발하고 팔아넘긴 뒤 그가 사형을 선고 받도록 주장했던 것은 바로 유대인들, 예수와 동일한 신을 믿고 있었던 아주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그리하여 유대인들은 그 대가로 삶의 안녕을 되돌려 받았다. 그런 의미에서 예수 고난의 이미지는 세속의 삶을 보존하기 위해 진리를 팔아넘겼던 유다(Iscariot Judas)의 욕망과 중첩된다. 또는 일상의 안녕을 보존하기 위해 예수를 부인했단 베드로의 욕망과 교차된다. 라캉(Jacques Lacan)의 용어를 빌리자면 이와 같은 유다와 베드로(St. Peter)의 욕망을 ‘쾌락원칙’이라 할 수 있다. 속세의 환상과 평온한 삶의 보존을 위해 진리의 절대적 쾌락을 포기하고 소량의 쾌락만을 허용하는 방어적 쾌락원칙이다.
이와는 반대로 고통받는 예수가 보여주는 것은 진리의 최고점에 도달한 주이상스(jouissance)의 이미지라 할 수 있다. 예수의 고통은 진리의 쾌락에 지나치게 가까이 접근한 욕망이 스스로를 일그러뜨리며 소멸해 나가는 형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