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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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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수 작가/ '도시나무'가 건네는 위로 상세 내용

김종수 작가/ '도시나무'가 건네는 위로
도시의 상흔 위, 푸른 詩를 심다
김종수 작가의 '도시나무'

메마른 아스팔트와 빽빽한 빌딩 숲,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소음과 정보의 홍수 속에서 우리는 고군분투하는 '도시인'으로 살아간다. 이 시대의 현대인에게, 김종수 작가의 '도시나무' 시리즈는 단순한 그림을 넘어선 묵직한 질문이자 깊은 위로로 다가온다. 서양화를 전공했지만 그만의 독창적인 조형 언어로 한국적 정서와 동양적 철학을 오롯이 담아낸 그의 작품들은, 우리 삶의 흔적과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김종수 작가의 작품을 관통하는 핵심은 바로 '나무', 그중에서도 특히 '소나무'이다. 소나무는 척박한 토양에서도 굳건히 뿌리내려 사계절 푸르름을 잃지 않는 강인한 생명력으로 우리 민족의 기상과 불굴의 의지를 상징해왔다. 그는 이 소나무가 도시의 환경 속에서 겪는 변화를 통해 현대인의 삶을 은유한다. 매연과 소음, 그리고 인간의 필요에 의해 행해지는 인위적인 전지 작업으로 상처받으면서도 끈질기게 생존하려는 도시 소나무의 모습은, 복잡다단한 도시에서 때로는 자신의 본질적인 모습을 변형시키면서까지 고군분투하는 우리 자신의 자화상이 아닐 수 없다.

화면 가득 펼쳐지는 그의 '도시나무'들은 '크랙(Crack)'이라는 작가 특유의 기법을 통해 더욱 강렬하게 다가온다. 돌가루를 바탕으로 한 거친 질감, 마치 오랜 세월의 풍파를 견뎌낸 듯 갈라진 나무껍질의 묘사는 단순히 시각적 효과를 넘어선다. 소나무 껍질이 깊게 갈라지기까지 100년 이상의 세월이 필요하다는 점을 상기하면, 이 '크랙'은 나무가 견뎌낸 장구한 시간의 기록이자, 우리 삶의 내면에 새겨진 상처와 갈등, 그리고 그 모든 역경을 견뎌내며 얻은 지혜와 연륜의 시각적 증언이다. 이 흉터와 균열은 고통의 흔적임과 동시에, 그 틈새로 새로운 생명의 기운이 움트는 '비움과 채움'의 철학을 담아내며, 상처를 통해 더욱 단단해지고 깊어진 존재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한다.

소나무는 도시의 필요에 의해 때론 비정형적으로, 때론 강압적으로 변형된 모습으로 성장한다. 이는 마치 가족의 생계를 위해, 혹은 사회적 역할을 다하기 위해 자신의 자아나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잠시 접어둔 채 생활전선에서 살아가는 우리 도시 인간의 모습과도 닮아있다. 불균형하게 뻗어나간 가지, 인위적인 손길로 잘려나간 흔적들은 이 시대 현대인이 감내해야 했던 삶의 무게와 희생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듯하다.

작가는 이러한 '도시나무'의 치열한 생존기를 그려내면서도, 우리 삶이 갈구하는 '휴식'과 '위안'의 공간도 놓치지 않는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도시나무-정원나무를 보다'와 같은 작품들이다. 이 작품 속 정원나무는 소나무의 구체적인 형태를 넘어선, 둥글거나 반원 형태의 추상화된 덩어리로 표현된다. 이는 인간의 손길로 다듬어지고 관리되는 '인위적인 자연'이지만, 동시에 우리 생활 공간 가까이에서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는 '반려나무'와 같은 존재로 해석될 수 있다.

번잡한 도심 소나무의 치열함과는 다른, 다소 제약이 있지만 평온한 정원나무의 모습은 우리로 하여금 삶의 방식을 되돌아보게 한다. 삭막한 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나 내면의 '정원'을 가꾸는 것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것이다. 작품 속 차분하고 사색적인 분위기는 우리에게 시각적인 휴식을 제공하며, 고요함 속에서도 끊임없이 자라나고 변화하는 생명의 '정중동(靜中動)' 미학을 통해 내면의 평화와 재충전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이는 외부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방식대로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그리하여 내면의 '반려나무'를 가꾸는 것이 진정한 휴식임을 제안하는 작가의 따뜻한 시선이다.

김종수 작가의 '도시나무' 시리즈는 단순한 자연의 재현을 넘어, 우리 삶의 복잡한 결을 이해하고, 내면의 평화를 찾아 나서는 현대인들에게 깊은 공감과 사색의 기회를 선사하고 있다. 그의 작품을 통해 우리는 도시의 상흔 위에서 피어나는 푸른 시(詩)를 발견하고, 그 속에서 우리 각자의 삶을 되돌아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 네오아트센터 박정식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