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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아트센터_ 손은영 초대전 "사적(私的)기억의 풍경" 25.09.24-25.11.02 / 3 전시관 상세 내용

네오아트센터_ 손은영 초대전 "사적(私的)기억의 풍경" 25.09.24-25.11.02 / 3 전시관
손은영의 작업 세계를 관통하는 핵심 화두는 '집'이다. 그에게 집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다. 작가는 현대 사회에서 집이 본래의 정서적, 정신적 의미를 잃고 경제적 가치의 척도가 되어버린 현실을 안타깝게 바라본다. 몇 평에 사는지, 어느 동네인지에 따라 한 인간의 가치를 판단하는 세상 속에서, 그는 ‘우리는 어떤 집을 욕망하는가’라는 근원적 질문을 던진다.

그가 주목하는 것은 물리적 ‘공간(space)’이 인간의 경험과 시간이 쌓여 특별한 의미를 지니게 된 ‘장소(place)’로서의 집이다. 지리학자 이-푸 투안이 정의한, 사람과 장소 사이의 정서적 유대감, 즉 ‘토포필리아(topophilia)’를 시각적으로 탐구하는 것이다. 이러한 그의 철학적 탐구는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에 뿌리를 둔다. 유년 시절 아버지의 직업으로 인해 가족과 떨어져 지내며 느꼈던 ‘온전한 가정에 대한 그리움’ 은 그의 작업 전반에 흐르는 애틋함의 원천이 된다.

그의 대표 연작인 ‘밤의 집’은 이러한 문제의식의 서막과 같다. 어둠이 내린 도시, 작가는 마치 인물의 초상을 찍듯 홀로 선 집들을 프레임에 담는다. 평론가 박영택이 “인격을 부여받은 존재가 되어 자립한다”고 평했듯, 이 집들은 낡고 누추한 모습 그대로 한 생애의 고단함을 묵묵히 견뎌낸 품위 있는 존재로 다가온다. 이 시리즈의 핵심은 단연 ‘빛’이다. 창문으로 새어 나오는 불빛은 그 안에 깃든 삶의 온기를 암시하며, 고립된 집에 보내는 ‘구원의 신호’처럼 느껴진다.

놀라운 점은 이 빛이 때로 작가가 후보정을 통해 직접 기입한 허구의 빛이라는 사실이다. 이는 사진을 단순한 기록에서 “상처 입은 인간에 대한 위로” 이자 “집 잃은 영혼을 위로하는 따뜻한 빛” 을 담아내려는 작가의 적극적인 메시지로 승화시킨다.

‘기억의 집’ 연작에 이르면, ‘밤의 집’의 어둡고 차가운 관조는 따뜻하고 화사한 노스탤지어로 변모한다. 화사한 파스텔 톤의 색채는 실제 풍경의 재현이 아니다. 이것은 “돌아갈 수 없는 시절의 노스탤지어적 감성을 표현하기 위한” 기억의 색이다. 담벼락 위에서 햇볕을 쬐는 고양이, 옥상에서 주인을 기다리는 강아지, 작은 나무 의자처럼 정서적 온기를 품은 오브제들이 화면에 등장하며 온기를 더한다. 인물은 없지만, 이런 작은 요소들을 통해 그곳에 흘렀을 소소하고 행복한 순간들을 상상하게 만든다.

작가의 또 다른 축인 ‘모네의 정원’은 이러한 노스탤지어가 가장 환상적으로 발현된 시리즈다. 클로드 모네의 그림에서 빛과 색의 변화에 대한 영감을 얻었지만, 그 뿌리는 유년 시절 어머니가 가꾸던 작은 정원의 기억에 닿아있다.

어지럽도록 진하게 퍼지던 5월의 장미 향기에 대한 기억은, 행복했던 지난날에 대한 정서를 작품에 담아내게 했다. 여백 없이 빽빽하게 들어찬 식물들은 외부로부터 가족을 보호해 주던 안전하고 풍요로운 ‘울타리’를, 폭발할 듯한 색채는 기억 속에 증폭된 행복의 감정 그 자체를 시각화한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 놓인 ‘빈 의자’는 관람객이 자신의 기억을 투영하며 쉬어가도록 만드는 작가의 따뜻한 초대장이다.

결국 손은영의 작품은 사진이라는 매체의 기록적 속성을 빌려와 회화의 표현력을 극대화하는 독창적인 ‘하이브리드’ 언어로 완성된다. 평론가 박영택이 그의 작품을 “흡사 색채들의 콜라주로 이루어진 색면 회화 같다” 고 분석했듯, 그는 현실의 풍경을 자신만의 조형 언어로 완벽하게 재구성한다.

손은영은 단순히 집을 찍는 작가가 아니다. 그는 사진과 회화, 현실과 기억의 경계를 넘나들며 우리 시대의 보편적 감성인 ‘그리움’의 집을 짓는 뛰어난 ‘감성의 건축가’다. 그의 작품은 조용히 묻는다. "당신에게 집은 어떤 의미이며, 당신의 마음속에는 어떤 풍경이 자리하고 있는가?"

이번 네오아트센터 초대전은 그 질문에 대한 각자의 답을 찾아보는 소중한 여정이 될 것이다. / 네오아트센터 박정식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