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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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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이야기' 컨텐츠

심은하작가/ 나무 이야기 컨템퍼러리 아트 상세 내용

심은하작가/ 나무 이야기 컨템퍼러리 아트
나무의 언어를 조각하다
심은하의 컨템포러리 아트
자연과 내면, 시간과 영원을 조각하는 음유시인

자연의 언어를 나무로 번역하는, 그는 원목의 나이테와 옹이, 시간의 흔적과 내면의 목소리를 담고 있다. 조각, 공예, 디자인의 경계를 넘어, '경계'와 '순간', '우주'를 탐구하며 끊임없이 확장하는 컨템퍼러리 아트를 구현하고 있다.

나무는 오랜 시간 한자리에 뿌리내리며 비바람과 햇살을 온몸으로 받아들인다. 켜켜이 쌓인 나이테는 그 자체로 하나의 소우주이며, 상처와 옹이는 삶의 굴곡을 간직한 자화상이 된다. 원목 나무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자신만의 언어로 작업하는 작가가 있다. 조각, 공예, 디자인, 목공예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자신만의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해 온 그의 작품은 나무라는 전통적 재료에 현대미술의 추상성과 개념성을 더해, 자연과 인간, 시간과 영원, 그리고 삶의 본질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담아내고 있다. 얼마 전 용인에 위치하고 있는 작업실에서 심은하작가의 '컨템퍼러리 아트'를 접하고 왔다.

심은하 작가는 단국대학교 시각디자인대학원 졸업 후 충남발전연구원 디자인센터, 대학 강단을 거치면서 시각 조형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컨템퍼러리 아트'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나무라는 생명력 있는 소재에 주목하며 디자인과 순수예술의 경계를 허무는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펼쳐나가고 있다. 작가는 우연히 외국 사이트에서 접한 나무 에서 영감을 받아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심은하 작가의 작품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단연 나무라는 소재다. 월넛, 오크, 메이플, 느티, 파오로사, 음핑고, 에보니, 웬지, 올리브 등 다양한 수종의 원목을 사용하며, 각 나무가 지닌 고유한 색상, 질감, 결, 그리고 옹이와 상처까지도 작품의 일부로 끌어안는다. 작가에게 나무는 단순한 재료를 넘어, 자연의 섭리와 시간의 흐름을 오롯이 담고 있는 하나의 생명체이자, 대화와 교감의 대상이다. 그는 "작업하기 전 원목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먼저 듣는다"라고 말하며, 원목의 형태, 느낌, 모양, 크기, 옹이, 상처 등 모든 모습과의 대화를 통해 작품의 영감을 얻는다고 말하고 있다.

그의 작품은 크게 일상적 오브제에 예술성을 부여한 '플레이트' 시리즈와 추상적이고 개념적인 주제를 다룬 작품으로 나눌 수 있다. 전자가 실용성과 심미성을 겸비한 공예와 디자인의 영역에 가깝다면, 후자는 조각, 설치 등 현대미술의 범주에서 해석될 수 있다. 이러한 작품들은 나무라는 재료적 통일성 속에서도, 형태와 주제 면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며 작가의 폭넓은 예술적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있다.

'플레이트' 시리즈는 일상과 예술의 경계를 허무는 시도로, 실용적인 오브제에 작가 특유의 감성을 불어넣은 작품이다.

심은하 작가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주요 개념 중 하나는 '경계'로 설명할 수 있다. '경계미학'은 중앙에 길게 갈라진 틈과 거친 질감을 통해 경계의 양면성과 모호성을 탐구하며, '궤도를 벗어난 일부, 전체를 바꾸다'는 기존의 틀을 벗어난 개인의 변화가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시사한다. '두 번째 우주'는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허물고, 우리가 사는 세계 너머의 또 다른 우주, 혹은 내면의 무한한 가능성을 탐구하도록 이끈다. 이처럼 그는 작품을 통해 삶과 죽음, 의식과 무의식, 자연과 인공, 우연과 필연 등 상반된 개념들 사이의 경계를 탐색하며, 그 경계에서 발생하는 긴장과 역동성을 예리하게 포착하고 있다.

'자연'과 '시간' 역시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주제다. '자작나무 숲의 비'는 자연의 순환과 그 안에서의 정화를, '광이 지난 자리'는 낙동 기법을 통해 과거의 흔적과 시간의 퇴적을 보여준다. '묵상을 위한 조형'은 자연 그대로의 나뭇결을 살려 명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며, '당신이 운명이라 부르는 실체'는 나무의 나이테를 통해 시간의 흐름과 그 안에서 펼쳐지는 운명의 섭리를 암시한다.

특히, 심은하의 물고기 모티브는 주목할 만하다. 역동적으로 유영하는 물고기 떼는 생명력, 자유, 영혼을 상징하는 동시에, 작가가 추구하는 내면의 평온과 이상향을 반영한다. 또한, 원목 나이테를 물결로 인식하고, 물고기와 연결 짓는 방식은 그가 자연을 바라보는 독창적인 시각을 보여준다.

심은하 작가의 작품은 컨템퍼러리 아트, 즉 현대미술의 맥락으로 분류할 수 있다. 그는 전통적인 목공예의 틀에 갇히지 않고, 조각, 공예, 디자인, 설치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자신만의 독창적인 예술 언어를 구축했다. 그의 작품은 나무라는 고전적인 재료에 현대적인 감각과 철학을 더해, 동시대 관객과 깊이 있는 소통을 이끌어낸다. 특히, 추상적인 형태와 개념적인 주제를 통해 개인의 내면과 보편적인 삶의 진실을 탐구하는 그의 작품은 현대미술의 주요 흐름과 맞닿아 있으며, 관객에게 사유와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심은하 작가는 나무의 언어를 빌려 자신만의 철학을 빚어내는, 진정한 의미의 현대미술 작가다. 그의 작품은 자연과 인간, 시간과 영원, 그리고 삶의 본질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제시하며, 한국 컨템퍼러리 아트에 신선한 자극을 주고 있다.
심작가의 작품에는 개인적인 경험이 투영되어 있다. '궤도를 벗어난 일부, 전체를 바꾸다', '플레이트 - 충격 후 꽃'과 같은 작품들은 고통스러운 상처를 딛고 일어서는 강인한 여성, 그리고 예술가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특히, 여성성을 연상시키는 부드러운 곡선과 섬세한 표현, 그리고 내면의 갈등과 치유의 과정을 암시하는 추상적인 형태들은 그의 작품에 독특한 서정성을 깊이 있게 표현하고 있다.

그의 작품은 자연과의 교감, 시간과 기억, 경계에 대한 사유, 내면의 성찰이라는 심오한 주제를 다루며, 뛰어난 조형미와 철학적 깊이를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심은하 작가의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바이며, 그의 작품이 한국을 넘어 세계 무대에서도 널리 인정받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