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작품을 마주할 때, 우리는 흔히 눈앞에 놓인 아름다운 결과물에 먼저 마음을 빼앗기곤 한다. 그러나 한 점의 작품이 지닌 진정한 깊이에 닿기 위해서는, 그 이면에 숨겨진 작가의 내면을 온전히 들여다보아야 한다. 네오아트센터를 열며 스스로와 다짐한 한 가지 약속이 있다.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작가를 직접 만나고, 밥 한 끼를 나누며 그들의 삶과 철학을 가슴으로 읽어내겠다는 것이다.
오는 3월 11일, 네오아트센터 개관 3주년 기획전으로 막을 올리는 조각가 정봉기 초대전은 바로 그 진솔한 교감과 오랜 기다림 속에서 피어난 특별한 전시다.
2년 전, 정봉기작가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는 전시장에서 나누었던 깊은 대화는, 정봉기라는 한 인간이자 예술가를 깊이 이해하게 된 귀중한 시간이었다. 그의 조각 인생은 중학교 2학년 수학여행 때 마주한 경주 석굴암의 웅장함에서 출발했다. 그날의 벅찬 감동 이후, 소년의 가슴속에 품은 '돌을 조각하겠다'는 꿈은 단 한순간도 흔들린 적이 없었다고 한다.
대학 졸업 후 3년이라는 시간 동안 그가 택한 길은 화려한 작가의 무대가 아닌 묵묵한 '석공'의 삶이었다. 돌과 부대끼며 재료의 거친 본질을 온몸으로 익힌 그는, 이후 이탈리아 카라라 국립 아카데미를 거쳐 다시 고국으로 돌아와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오직 전업 작가로서 묵묵히 돌을 쪼아왔다.
정봉기 작가는 진정한 '손맛'을 아는 조각가다. 차갑고 단단한 무생물의 돌덩이에 자신의 체온을 나누고, 한 땀 한 땀 정을 치고 망치질을 하며 그 속에 숨겨진 미학과 감성을 이끌어낸다. 작품 하나하나에 작가의 뜨거운 열정과 땀방울, 그리고 호흡이 고스란히 배어 있는 이유다. 대화 중 우연히 마주친 작가님의 사모님에게서 묘한 기시감(旣視感)을 느꼈던 일화도 잊을 수 없다. 바로 정봉기 작가의 조각 속에 등장하는 단아하고 평온한 여인의 얼굴과 꼭 닮아 있었던 것이다. 가장 가까운 곳의 일상과 사랑이 예술의 영원한 모티프가 되는 경이로운 순간이었다.
작가는 자신의 노트에 이렇게 적었다. "몇 만년 세월 속에 돌덩이 하나 굴러다니다가 나와의 인연으로 형상을 움튼다. 이름 모를 농부는 길모퉁이 너희들을 쌓아 돌무더기를 만들어 놓았다. 망치 든 詩人(시인)이 있어 너를 발견하고 어루만지며 미소를 짓는다."
그는 스스로를 무모한 도전을 멈추지 않는 '돈키호테'라 칭하지만, 내 눈에 비친 그는 투박한 돌 속에 숨겨진 생명력을 찾아내어 서정시를 써 내려가는 '망치 든 시인'이었다. 파괴의 도구인 망치가 그의 손에 들리면 굳게 닫혀 있던 돌의 입술이 열리고, 수만 년의 기나긴 세월은 한 편의 따뜻한 시가 된다.
오는 3월 11일, 개관 3주년을 맞이하는 네오아트센터에서 길모퉁이 돌무더기에서 숭고한 미학을 발견해 낸 정봉기 작가의 깊어진 신작들을 선보인다. 황색 사암과 붉은 돌의 결을 따라 흐르는 작가의 온기가 어떻게 우리 일상에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지, 그 아름다운 조각의 시학(詩學)을 전시장 공간에서 직접 확인해 보시길 바란다. / 네오아트센터 박정식 대표
오는 3월 11일, 네오아트센터 개관 3주년 기획전으로 막을 올리는 조각가 정봉기 초대전은 바로 그 진솔한 교감과 오랜 기다림 속에서 피어난 특별한 전시다.
2년 전, 정봉기작가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는 전시장에서 나누었던 깊은 대화는, 정봉기라는 한 인간이자 예술가를 깊이 이해하게 된 귀중한 시간이었다. 그의 조각 인생은 중학교 2학년 수학여행 때 마주한 경주 석굴암의 웅장함에서 출발했다. 그날의 벅찬 감동 이후, 소년의 가슴속에 품은 '돌을 조각하겠다'는 꿈은 단 한순간도 흔들린 적이 없었다고 한다.
대학 졸업 후 3년이라는 시간 동안 그가 택한 길은 화려한 작가의 무대가 아닌 묵묵한 '석공'의 삶이었다. 돌과 부대끼며 재료의 거친 본질을 온몸으로 익힌 그는, 이후 이탈리아 카라라 국립 아카데미를 거쳐 다시 고국으로 돌아와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오직 전업 작가로서 묵묵히 돌을 쪼아왔다.
정봉기 작가는 진정한 '손맛'을 아는 조각가다. 차갑고 단단한 무생물의 돌덩이에 자신의 체온을 나누고, 한 땀 한 땀 정을 치고 망치질을 하며 그 속에 숨겨진 미학과 감성을 이끌어낸다. 작품 하나하나에 작가의 뜨거운 열정과 땀방울, 그리고 호흡이 고스란히 배어 있는 이유다. 대화 중 우연히 마주친 작가님의 사모님에게서 묘한 기시감(旣視感)을 느꼈던 일화도 잊을 수 없다. 바로 정봉기 작가의 조각 속에 등장하는 단아하고 평온한 여인의 얼굴과 꼭 닮아 있었던 것이다. 가장 가까운 곳의 일상과 사랑이 예술의 영원한 모티프가 되는 경이로운 순간이었다.
작가는 자신의 노트에 이렇게 적었다. "몇 만년 세월 속에 돌덩이 하나 굴러다니다가 나와의 인연으로 형상을 움튼다. 이름 모를 농부는 길모퉁이 너희들을 쌓아 돌무더기를 만들어 놓았다. 망치 든 詩人(시인)이 있어 너를 발견하고 어루만지며 미소를 짓는다."
그는 스스로를 무모한 도전을 멈추지 않는 '돈키호테'라 칭하지만, 내 눈에 비친 그는 투박한 돌 속에 숨겨진 생명력을 찾아내어 서정시를 써 내려가는 '망치 든 시인'이었다. 파괴의 도구인 망치가 그의 손에 들리면 굳게 닫혀 있던 돌의 입술이 열리고, 수만 년의 기나긴 세월은 한 편의 따뜻한 시가 된다.
오는 3월 11일, 개관 3주년을 맞이하는 네오아트센터에서 길모퉁이 돌무더기에서 숭고한 미학을 발견해 낸 정봉기 작가의 깊어진 신작들을 선보인다. 황색 사암과 붉은 돌의 결을 따라 흐르는 작가의 온기가 어떻게 우리 일상에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지, 그 아름다운 조각의 시학(詩學)을 전시장 공간에서 직접 확인해 보시길 바란다. / 네오아트센터 박정식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