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청주 수암골에 위치한 네오아트센터는 2026년 6월 24일부터 8월 15일까지 조각가 정창훈 작가와 서양화가 장부남 작가의 기획 초대전을 동시에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한국 현대미술의 현장에서 오랜 시간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구축해온 두 원로 작가의 작업을 한자리에서 조망하는 자리다. 제1, 2전시관에서는 정창훈 작가의 '아리랑을 다시 쓰다'가, 제3, 4전시관에서는 장부남 작가의 '덜어냄의 미학'이 펼쳐진다.
두 전시는 서로 다른 장르와 재료를 다루지만, 공통적으로 ‘비움’과 ‘덜어냄’이라는 예술적 태도를 중심에 둔다. 정창훈 작가가 돌과 나무, 청동과 유리의 물성을 비워내며 그 안에 민족적 정서와 영혼의 울림을 채운다면, 장부남 작가는 삶의 상처와 서러움을 덮고 덜어내는 과정을 통해 생명과 희망의 색을 길어 올린다.
정창훈 작가 '아리랑을 다시 쓰다'
물질을 비워내고 영혼을 채운 조각의 숨결
제1, 2전시관에서 열리는 정창훈 작가의 '아리랑을 다시 쓰다'는 지난 40여 년간 돌, 청동, 나무, 유리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조각의 본질을 탐구해온 작가의 조형 세계를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는 석조 12점, 목조 6점의 입체 작품과 스테인드글라스, 한지 등으로 구성된 평면 작품 20점 등 총 38점이 출품된다.
정창훈 작가는 수 톤에 이르는 대리석과 규화목을 정과 망치로 깎아내며 물질의 중심을 비워왔다. 그에게 비움은 단순히 덜어내는 행위가 아니라, 물질 안에 숨겨진 정신적 울림을 드러내는 과정이다. 돌과 나무의 단단한 내부를 열어내는 노동은 조각가의 몸을 통과한 수행이며, 그 비워진 공간은 새로운 숨결이 흐르는 길이 된다.
이번 전시의 핵심어인 ‘아리랑’은 정창훈 작업의 정신적 배경을 이룬다. 작가는 우리 민족의 정서가 응축된 아리랑을 조형적 언어로 다시 쓰고자 한다. 돌의 침묵과 나무의 결, 유리의 빛과 한지의 질감은 서로 다른 물성을 지니지만, 작가의 손을 거치며 하나의 울림으로 연결된다.
특히 정창훈 작가는 한국 근대 조각의 선구자인 김복진의 잊힌 유산을 복원하며 단절된 한국 조각사의 뿌리를 잇는 작업에도 깊은 관심을 기울여왔다. 이러한 역사적 사유는 이번 전시에서도 중요한 맥락을 형성한다. 그는 조각을 단순한 물질의 형상으로 보지 않고, 역사와 기억, 민족적 정서와 인간의 상처를 담아내는 그릇으로 확장한다.
정창훈의 조각은 무거운 물질에서 출발하지만, 최종적으로는 빛과 소리, 숨결의 감각으로 나아간다. 가장 무거운 돌의 침묵과 가장 가벼운 빛의 선율이 서로 호응하며, 관람객에게 삶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치유의 에너지를 전한다. 그의 작품은 물질을 비움으로써 오히려 더 깊은 정신성을 획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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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부남 작가 '덜어냄의 미학'
서러움을 생명으로 치환한 회화의 시간
제3, 4전시관에서 열리는 장부남 작가의 '덜어냄의 미학'은 작가의 치열했던 삶의 궤적과 회화적 수행의 과정을 함께 조명한다. 이번 전시는 초기작부터 최근작까지를 아우르며, 작가가 오랜 시간 반복해온 ‘덮어냄’과 ‘덜어냄’의 조형적 변화를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된다.
장부남 작가의 초기작인 1981년작 '슬픔'에서는 캔버스 위에 사정없이 긁어 내려간 숫자와 문자 파편들이 등장한다. 이 기호들은 명확히 읽히지 않지만, 오히려 그 불완전한 흔적을 통해 사라져 간 익명의 존재들과 상실의 시간을 떠올리게 한다. 피난민 출신 작가가 겪어낸 삶의 고통과 기억은 화면 위에서 직접적인 서사 대신 긁힘과 겹침, 지워짐의 흔적으로 남는다.
장부남의 작품 세계에서 중요한 전환점은 윤형근 화백의 가르침이었다. “그림은 소설이 아니라, 가슴에 응어리된 것을 토해내는 시와 같아야 한다”는 말은 작가에게 회화가 무엇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응어리를 응축된 형식으로 토해내는 일임을 깨닫게 했다.
2000년 무렵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한 녹색 연작과 2010년작 '희망'은 장부남 회화의 중요한 변화를 보여준다. 작가는 생의 희로애락을 화면에 쏟아낸 뒤, 거친 나이프질로 연녹색 물감을 두껍게 덮어낸다. 이 짙은 마티에르는 고향 황해도 평야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이자, 상처를 숨기는 은폐가 아니라 서러움을 생명력으로 바꾸는 조형적 행위다.
그의 녹색은 단순한 자연의 색이 아니다. 그것은 삶을 견뎌낸 시간의 색이며, 상처를 품고도 다시 살아나는 생명의 색이다. 장부남의 ‘덮어냄’은 고통을 지우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견디고 통과한 뒤 새로운 생명으로 치환하는 과정이다.
최근작에 이르면 장부남의 화면은 더욱 단순해진다. 2015년작으로 대표되는 붉은 캔버스 소품 등은 오랜 조형적 투쟁 끝에 작가가 도달한 극도의 간결함을 보여준다. 군더더기를 덜어낸 화면에는 따뜻한 삶의 온기와 깊은 평온만이 남는다. 이는 치열한 삶을 통과한 작가가 마침내 도달한 회화적 침묵이자, 관람객의 상상력을 열어주는 여백이다.
비움과 덜어냄이 남긴 예술의 깊이
이번 네오아트센터의 두 기획 초대전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예술의 본질을 묻는다. 정창훈 작가는 물질을 비워내며 영혼의 길을 열고, 장부남 작가는 삶의 복잡한 상처를 덜어내며 생명의 온기를 남긴다. 조각과 회화, 돌과 물감, 아리랑과 녹색의 세계는 서로 다르지만, 두 작가의 작업은 결국 예술이 더하는 행위만이 아니라 덜어내고 비워내는 과정 속에서 깊어진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관람객은 이번 전시를 통해 ‘무엇을 더 채울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을 비워내야 하는가’라는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 정창훈의 조각은 물질의 중심을 비워 숨결을 만들고, 장부남의 회화는 삶의 숫자와 상처를 덜어내 생명의 색을 남긴다. 두 노장의 예술은 무거운 현실을 내려놓은 자리에서 다시 희망을 길어 올리는 사유의 숲으로 관람객을 초대한다.
네오아트센터는 매주 월요일을 제외하고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로 운영된다. 관람객은 전시장에서 작품을 직접 감상할 수 있으며, AI 도슨트, 전자도록, VR 서비스를 통해 작품의 이야기를 보다 입체적으로 접할 수 있다.
출처 : 아트코리아방송(https://www.artkoreatv.com)
https://www.artkoreatv.com/news/articleView.html?idxno=103095
이번 전시는 한국 현대미술의 현장에서 오랜 시간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구축해온 두 원로 작가의 작업을 한자리에서 조망하는 자리다. 제1, 2전시관에서는 정창훈 작가의 '아리랑을 다시 쓰다'가, 제3, 4전시관에서는 장부남 작가의 '덜어냄의 미학'이 펼쳐진다.
두 전시는 서로 다른 장르와 재료를 다루지만, 공통적으로 ‘비움’과 ‘덜어냄’이라는 예술적 태도를 중심에 둔다. 정창훈 작가가 돌과 나무, 청동과 유리의 물성을 비워내며 그 안에 민족적 정서와 영혼의 울림을 채운다면, 장부남 작가는 삶의 상처와 서러움을 덮고 덜어내는 과정을 통해 생명과 희망의 색을 길어 올린다.
정창훈 작가 '아리랑을 다시 쓰다'
물질을 비워내고 영혼을 채운 조각의 숨결
제1, 2전시관에서 열리는 정창훈 작가의 '아리랑을 다시 쓰다'는 지난 40여 년간 돌, 청동, 나무, 유리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조각의 본질을 탐구해온 작가의 조형 세계를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는 석조 12점, 목조 6점의 입체 작품과 스테인드글라스, 한지 등으로 구성된 평면 작품 20점 등 총 38점이 출품된다.
정창훈 작가는 수 톤에 이르는 대리석과 규화목을 정과 망치로 깎아내며 물질의 중심을 비워왔다. 그에게 비움은 단순히 덜어내는 행위가 아니라, 물질 안에 숨겨진 정신적 울림을 드러내는 과정이다. 돌과 나무의 단단한 내부를 열어내는 노동은 조각가의 몸을 통과한 수행이며, 그 비워진 공간은 새로운 숨결이 흐르는 길이 된다.
이번 전시의 핵심어인 ‘아리랑’은 정창훈 작업의 정신적 배경을 이룬다. 작가는 우리 민족의 정서가 응축된 아리랑을 조형적 언어로 다시 쓰고자 한다. 돌의 침묵과 나무의 결, 유리의 빛과 한지의 질감은 서로 다른 물성을 지니지만, 작가의 손을 거치며 하나의 울림으로 연결된다.
특히 정창훈 작가는 한국 근대 조각의 선구자인 김복진의 잊힌 유산을 복원하며 단절된 한국 조각사의 뿌리를 잇는 작업에도 깊은 관심을 기울여왔다. 이러한 역사적 사유는 이번 전시에서도 중요한 맥락을 형성한다. 그는 조각을 단순한 물질의 형상으로 보지 않고, 역사와 기억, 민족적 정서와 인간의 상처를 담아내는 그릇으로 확장한다.
정창훈의 조각은 무거운 물질에서 출발하지만, 최종적으로는 빛과 소리, 숨결의 감각으로 나아간다. 가장 무거운 돌의 침묵과 가장 가벼운 빛의 선율이 서로 호응하며, 관람객에게 삶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치유의 에너지를 전한다. 그의 작품은 물질을 비움으로써 오히려 더 깊은 정신성을 획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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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부남 작가 '덜어냄의 미학'
서러움을 생명으로 치환한 회화의 시간
제3, 4전시관에서 열리는 장부남 작가의 '덜어냄의 미학'은 작가의 치열했던 삶의 궤적과 회화적 수행의 과정을 함께 조명한다. 이번 전시는 초기작부터 최근작까지를 아우르며, 작가가 오랜 시간 반복해온 ‘덮어냄’과 ‘덜어냄’의 조형적 변화를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된다.
장부남 작가의 초기작인 1981년작 '슬픔'에서는 캔버스 위에 사정없이 긁어 내려간 숫자와 문자 파편들이 등장한다. 이 기호들은 명확히 읽히지 않지만, 오히려 그 불완전한 흔적을 통해 사라져 간 익명의 존재들과 상실의 시간을 떠올리게 한다. 피난민 출신 작가가 겪어낸 삶의 고통과 기억은 화면 위에서 직접적인 서사 대신 긁힘과 겹침, 지워짐의 흔적으로 남는다.
장부남의 작품 세계에서 중요한 전환점은 윤형근 화백의 가르침이었다. “그림은 소설이 아니라, 가슴에 응어리된 것을 토해내는 시와 같아야 한다”는 말은 작가에게 회화가 무엇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응어리를 응축된 형식으로 토해내는 일임을 깨닫게 했다.
2000년 무렵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한 녹색 연작과 2010년작 '희망'은 장부남 회화의 중요한 변화를 보여준다. 작가는 생의 희로애락을 화면에 쏟아낸 뒤, 거친 나이프질로 연녹색 물감을 두껍게 덮어낸다. 이 짙은 마티에르는 고향 황해도 평야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이자, 상처를 숨기는 은폐가 아니라 서러움을 생명력으로 바꾸는 조형적 행위다.
그의 녹색은 단순한 자연의 색이 아니다. 그것은 삶을 견뎌낸 시간의 색이며, 상처를 품고도 다시 살아나는 생명의 색이다. 장부남의 ‘덮어냄’은 고통을 지우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견디고 통과한 뒤 새로운 생명으로 치환하는 과정이다.
최근작에 이르면 장부남의 화면은 더욱 단순해진다. 2015년작으로 대표되는 붉은 캔버스 소품 등은 오랜 조형적 투쟁 끝에 작가가 도달한 극도의 간결함을 보여준다. 군더더기를 덜어낸 화면에는 따뜻한 삶의 온기와 깊은 평온만이 남는다. 이는 치열한 삶을 통과한 작가가 마침내 도달한 회화적 침묵이자, 관람객의 상상력을 열어주는 여백이다.
비움과 덜어냄이 남긴 예술의 깊이
이번 네오아트센터의 두 기획 초대전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예술의 본질을 묻는다. 정창훈 작가는 물질을 비워내며 영혼의 길을 열고, 장부남 작가는 삶의 복잡한 상처를 덜어내며 생명의 온기를 남긴다. 조각과 회화, 돌과 물감, 아리랑과 녹색의 세계는 서로 다르지만, 두 작가의 작업은 결국 예술이 더하는 행위만이 아니라 덜어내고 비워내는 과정 속에서 깊어진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관람객은 이번 전시를 통해 ‘무엇을 더 채울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을 비워내야 하는가’라는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 정창훈의 조각은 물질의 중심을 비워 숨결을 만들고, 장부남의 회화는 삶의 숫자와 상처를 덜어내 생명의 색을 남긴다. 두 노장의 예술은 무거운 현실을 내려놓은 자리에서 다시 희망을 길어 올리는 사유의 숲으로 관람객을 초대한다.
네오아트센터는 매주 월요일을 제외하고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로 운영된다. 관람객은 전시장에서 작품을 직접 감상할 수 있으며, AI 도슨트, 전자도록, VR 서비스를 통해 작품의 이야기를 보다 입체적으로 접할 수 있다.
출처 : 아트코리아방송(https://www.artkoreatv.com)
https://www.artkoreatv.com/news/articleView.html?idxno=103095